[구미뉴스]=위암은 서구에서는 매우 드문 질환이나 일본, 중국 등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국가에서는 매우 높은 발생률을 보인다. 2018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6년 우리나라에서 위암은 남녀를 합쳐서 30,504건이 발생하여 모든 암 중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위암에 대한 정보와 예방법 등을 확인해 보자.
위암의 종류와 구분
위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은 선암, 임파선 종양, 위장관 기질종양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그중 95% 이상이 선암으로, 보통 위암이라고 하면 위선암을 의미한다.
국제 통용 분류법에 의하면 위선암은 장형, 미만형, 혼합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장형 위암이 가장 흔하다.
장형 위암은 주로 50대 이후에서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선종의 단계를 거쳐 발생하곤 하지만 검진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한다면 완치율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암으로 진행하기 전 단계인 선종 단계에서 발견하여 치료하게 되면 암 발생률 자체를 줄일 수도 있어 검진 내시경의 암 예방 효과를 더욱 기대해볼 만하다.
위암의 발병원인
위암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여 한두 가지로 정리할 수 없으나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헬리코박터균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짠 음식 섭취와 같은 식습관, 흡연 등이 있는데 흡연의 경우 위암의 발생률을 1.5배에서 2.5배가량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은 위암뿐 아니라 식도암, 간암 등 다른 암 발생도 증가시키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어 흡연하지 않는 것이 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위 점막은 음식물과 직접 접촉하는 부위이므로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 속에 함유된 각종 발암물질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나이트로소아민(nitrosoamine), 나이트로소 아마이드(nitrosoamide), 이종환식아민(heterocyclic amine) 등이 대표적인 강력한 발암 물질이다. 이러한 발암 물질들은 섭취된 식품 속에 함유되어 있기도 하지만 위 내 세균에 의해 위 내에서 생성되기도 한다.
또한 염분도 발암 촉진인자로 알려져 있는데 고농도의 염분은 위 점막의 오르니틴 탈카르복실 효소를 황성화시켜 위암 발생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되는 하루 염분 섭취량은 6g 정도인 데 반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염분 섭취량은 14~24g으로 권장 섭취량보다 훨씬 과다하게 섭취하고 있어 높은 위암 발생에 일부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강력한 위암 위험인자, ‘헬리코박터균’
헬리코박터균은 주로 위 점막에 존재하는 세균으로 위염, 위, 십이지장궤양 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장 강력한 위암 발생의 위험인자이기도 하여서 1994년 세계 보건기구(WH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등 위암 유병률이 높은 지역은 대부분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은 지역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8년 조사에서 69%의 높은 감염률을 보였으나 그 후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이며 2016~2017년 조사 결과에서는 43%까지 감염률이 감소하였다.
헬리코박터균이 위암 발생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면 위암을 예방할 수 있는지는 확실하지가 않아 그동안 위암 예방을 목적으로 모든 헬리코박터 감염 환자를 치료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지속되어 왔다.
하지만 최신 연구들에 의하면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했을 경우 치료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위암 발생률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헬리코박터 감염환자에서 위암에 대한 예방적 제균 치료가 권고된다. 전 세계적으로 모든 헬리코박터 감염환자에서 위암 예방 차원으로 적극적인 제균 치료를 시행하는 추세이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도 모든 헬리코박터 감염환자에게 제균 치료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일부 환자에게만 허용하고 있다. 모든 헬리코박터 감염환자에 있어 위암 예방적 목적의 제균 치료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미만형 위암과 장형 위암의 차이
미만형 위암은 장형 위암과 달리 만성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선종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암으로 진행하므로 주로 젊은 나이에서 발생하게 되며 일단 발생하면 빠른 속도로 진행하여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만성위축성위염 발생부터 위암이 발생하기까지는 평균 15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보통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반면에, 미만형 위암은 이러한 과정 없이 암이 발생하므로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20, 30대의 암으로 인한 사망 원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만형 위암이라 할지라도 조기에 진단이 된다면 장형 위암과 마찬가지로 치료될 수 있으며 예후도 좋다. 하지만 미만형 위암은 병의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고 위 점막 표면이 아닌 점막층 밑으로 자라는 경우가 많아 내시경 검사에서 놓치기가 쉽고 조기진단이 매우 어려워 진단 당시 이미 3~4기로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후가 불량하다.
주로 환경적 요인이 발생의 중요한 원인인 장형 위암과 달리 미만형 위암은 유전적 요인이 보다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예방이나 관리가 매우 어렵다. 식습관 개선,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 등 환경적인 요인을 변화시킴으로써 장형 위암 발생은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서구나 우리나라 모두 위암 발생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환경요인을 변화시켜 장형 위암 발생이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조기예방이 중요한 위암
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염분 섭취를 줄이고, 불에 탄 음식을 피하며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는 등 위암 발생의 위험을 높이는 환경요인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위암 발생에 관여되는 환경요인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여 그 효과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1차 예방보다는 검진 내시경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2차 예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국가 암 조기검진사업을 통해 1999년부터 의료급여 수급자들을 대상으로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을 시작하여 최근에는 간암, 대장암을 포함한 5대 암으로 확장하여 진행하고 있다.
위암의 경우 조기 진단 시 5년 생존율이 97%에 달하기 때문에 검진 내시경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며 최근에는 내시경 치료법이 발달하여 암 전 단계 병변인 선종 단계에서 내시경적으로 절제하여 치료함으로써 암 발생 자체도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위암의 치료
위암의 표준치료 방법은 수술적 절제였으나 내시경 기기 및 술기의 발달과 더불어 조기 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으로 인해 내시경 절제로 치료하는 경우가 급격히 증가하여 최근에는 내시경적 절제방법이 수술적 절제보다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내시경적 절제술은 위를 원형 그대로 보존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적 절제 방법보다 합병증도 적고 치료 후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어 환자들도 선호하는 치료방법이다.
암 검진 사업으로 인해 진행성 위암의 진단은 현격히 감소하였으나 국내 위암 검진 수검률은 아직도 49% 정도로 상당수의 미수검자가 존재하며 미만성 위암으로 인한 진행성 위암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전이성 위암의 치료로는 고식적 항암 화학요법이 사용되지만 평균 수명 연장 기간은 9~13개월로 만족스럽지 못한 실정이다.
최근 들어 고형암에서 여러 가지 분자 표적에 대한 표적 치료 방법이 연구되고 개발되었으며, 위암에서도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인 EGFR, HER2에 대한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어 기존의 고식적 세포독성 항암화학 요법보다 의미 있게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 외에도 혈관내피세포 증식인자, 섬유아세포 증식인자 등에 대한 표적 치료제가 연구 중에 있다. 전이성 위암의 치료에 있어서 다양한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에 있으나 아직까지 폐암, 대장암, 유방암 등의 표적 치료제에 비하면 그 효과가 미미하다. 그 이유는 위암의 복잡한 발생기전, 적절한 생체표지자의 부재 등으로 생각된다.
국가적인 차원의 암 검진 사업으로 인해 위암의 조기진단이 증가하고 생존율이 향상되었으나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하는 미만형 위암의 경우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미만형 위암의 발생을 줄이고 생존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유전적 요인에 대한 분석과 그에 대한 검사 및 치료 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료제공〕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19년 1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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