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뉴스]=전통문화와 프랑스식 문화가 함께하는 매력적인 도시, 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시에서 지난 11일부터 열리고 있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이 개막 9일 만에 관람객 200만을 돌파하며 호찌민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극복하고 순항하고 있다.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9일 밤 10시까지 총 관람객 201만 6천명을 넘어섰다.
지난 주말 호찌민에는 폭우와 낙뢰가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행사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특히 루프 트러스(roof truss)가 설치되어 비가 와도 행사 진행이 가능한 응우엔후에 거리 메인무대에서 펼쳐진 한-베 EDM 페스티벌, 한-베 패션쇼, 한-베 전통무술시범공연 등이 행사 인기를 견인했다.
행사 개막 다음날인 12일부터 매일 밤 9시부터 1시간동안 열리고 있는 ‘한-베 EDM 페스티벌’은 호찌민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전자댄스 음악, 조명, 특수효과를 이용해 열광적인 무대를 연출하는 ‘한-베 EDM 페스티벌’에는 폭우가 내리던 지난 18일 밤에도 5,000명 이상의 관객이 몰리는 등 놀라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매일 2~3차례 열리는 한-베 전통무술시범공연도 행사 효자 프로그램 중 하나다. 베트남 전통무술 보비남과 대한태권도협회 국가대표 태권도 시범단의 무대는 늘 관객들로 꽉 차 있으며 시범단의 발길 하나, 손짓 하나에도 환호와 찬사가 이어진다.
지난 17일 열린 국립무용단의 ‘묵향’은 무용극으로는 드물게 호아빈 극장의 2,000석 좌석을 꽉 채웠다. 사군자(四君子)를 무대 위에 형상화해 선비의 도와 인품을 함축적이고 고아한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고품격 공연으로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베트남 관람객의 반응에 주최 측도 놀라움을 표할 정도였다.
18일 저녁 열린 ‘한-베 패션쇼’의 열기도 대단했다. 폭우로 인해 행사가 30분 지연되었음에도 한복과 아오자이의 환상적인 만남이 시작되자 갑자기 관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5,000명 이상의 관람객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대표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와 베트남 대표 디자이너 3인의 컬렉션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며 동양 의상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선보였다.
행사 메인전시관인 ‘한국문화존’은 다양한 체험으로 관람객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한복입기 체험 뿐 아니라, 전통혼례체험, 경주의 아름다운 문화유적을 배경으로 한 디지털 사진 찍기, 애니메이션 ‘엄마 까투리’ 열쇠고리 만들기 체험, 석굴암HMD 트래블 체험까지 한국 전통문화체험과 첨단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들은 ‘한국문화존’ 인기를 견인하는 콘텐츠이다.
행사 전기간 호찌민 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한-베 미술교류전’은 회화, 공예, 민화, 자수, 누비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한국과 베트남을 대표하는 작가 250여명의 작품 350여점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 베트남 언론의 관심도 뜨거워 양 국 작가들에 대한 인터뷰 요청도 쇄도하고 작품 구매 문의도 활발하게 이어지는 등 현지 반응이 뜨겁다.
신라 화랑과 도깨비를 소재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 ‘플라잉’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7시 벤탄극장에서 열리고 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유머러스한 상황, 베트남 관객들의 호응을 높이는 베트남어 대사 등으로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과 대학생 등 젊은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 온 노리코 코토우라(Noriko Kotoura, 여, 54)씨는 “호찌민에 관광 와서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을 우연히 관람하게 되었는데, 한국이 주도해서 해외에서 23일이라는 기간 동안 이렇게 큰 규모의 문화행사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랍다”며 “한국, 베트남 뿐 아니라 전 세계 공연까지 다채롭게 볼 수 있어서 마음껏 축제를 즐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 행사스케치
① 구미 발갱이들소리 공연
“세월 무정 잘도 흘러 논매기가 닥쳤구나 / 좌우 청산 돌아보니 우리 일꾼 다 모였네”
옛 농부들이 농사일을 할 때 부르던 노래인 ‘발갱이들소리’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울려 퍼졌다. 경북무형문화재 27호인 구미 발갱이들소리 공연단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호찌민시 9.23공원 무대에 올라 흥겨운 우리가락을 선보였다.
공연을 관람한 응오 티 껌 냐(Ngo Thi Cam Nha, 여, 32)씨는 “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힘든 일을 하며 노래를 부르고 그 어려움을 잊는 것 같다”며 “모내기 모습이 베트남과 한국이 비슷한 것 같아 신기하다”고 말했다.
발갱이 들소리 보존회 안강호 이사장(65)은 “국내 공연은 많이 했지만 해외공연은 흔한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단원들의 의지와 사기가 높았다”며 “비로 인해 하루 공연을 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지만, 공연을 할 때는 우리 전통문화를 제대로 알린다는 사명감으로 단원들 모두 신명나게 무대를 펼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② 클래식에서 걸그룹 댄스까지… 다채로운 베트남 공연의 세계
호찌민 시청 앞 응우엔 후에 거리 메인무대에서는 매일 다채로운 베트남 공연이 펼쳐진다. 베트남 전통 민속음악 합주곡, 호찌민 클래식 센터의 전통 클래식 공연, 최신 대중가요, 서커스, 인형극, 락(Rock) 공연 등 그 레퍼토리도 매우 다양하다.
지난 19일 밤 HCMC 음악센터 소속 색소폰 아티스트 쩐 만 투안(Tran Manh Tuan)과 밴드 공연이 펼쳐져 큰 호응을 얻었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소울 넘치는 화려한 음악이 비 내리는 호찌민의 밤을 수놓았고, 걸그룹 ‘S. Girl’, 걸그룹 ‘달’의 화려한 공연은 관람객들은 환호하게 만들었다.
친구와 함께 주말동안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을 즐기고 있다는 호찌민 시민 응우엔 화(22)양은 “베트남 공연은 가사를 이해하고 따라 부를 수 있어서 즐겁다”며 “태권도나 패션쇼 같은 한국공연은 볼거리가 화려하다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③ 인도 ‘니르티하다라 카타크’ 무용단
인도 4대 전통 무용 중 하나인 ‘카타크’의 신비한 매력을 전하는 인도 ‘니르티하다라 카타크’ 무용단이 호찌민시 9.23공원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카타크는 오랜 전통을 가진 북인도의 춤으로 사원에서 신에게 공양을 드리는 춤으로 계승되고 있다. 인도 카타크 무용단의 공연은 23일까지 응우엔후에 거리와 9.23공원 무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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